처음엔 아침에 쓰려고 했다.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한 편을 올리고, 나머지 시간을 보내는 흐름을 생각했다. 블로그를 만들 때 머릿속에 있던 그림이 그거였다.
며칠은 그렇게 됐다. 아침에 앉아서, 비교적 조용한 상태에서 글을 썼다. 그때는 글이 짧았고, 쓰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았다.
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밤에 쓰고 있다. 정확히 말하면, 하루 일과가 끝나고 나서야 노트북을 연다. 의도한 건 아니고, 낮 동안 다른 일들이 먼저 들어오면서 글이 뒤로 밀렸다.
출장이 있는 날은 더 그렇다. 이동 시간이 생기고, 도착하면 해야 할 일이 있고, 그걸 마치고 나면 하루가 거의 끝나 있다. 글을 쓸 수 있는 시간대가 자연스럽게 하루의 뒤쪽으로 밀린다.
아침에 쓴 글과 밤에 쓴 글은 좀 다르다. 아침에는 문장이 짧고 건조했다. 밤에는 문장이 조금 길어지고, 흐름이 느슨해지는 느낌이 있다. 같은 사람이 쓰는데, 시간대에 따라 문장의 밀도가 달라진다.
밤에 쓰면 고르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. 주제를 정하는 것도, 첫 문장을 여는 것도 아침보다 느리다. 무엇을 고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.
컨디션이 괜찮은 날은 밤이어도 비교적 수월하게 넘어간다. 오늘은 아직 하루가 끝나진 않았지만, 지금 이 시간대에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. 반대로 피곤한 날에는, 화면만 보다가 시간이 간 적도 있다.
시간대가 바뀐 것 자체가 문제인지는 모르겠다. 다만 처음에 생각한 흐름과 지금 실제로 글이 만들어지는 흐름이 다르다는 건 확인하고 있다. 계획과 실제 사이에 간격이 있고, 그 간격은 대부분 하루의 조건들이 만든다.
9일차. 오늘은 출장 중인 오후 시간대에, 비교적 정돈된 상태로 글 하나가 올라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