워드프레스 블로그 33일차.
어제는 주제가 떠오르지 않아서 메모장을 열었다. 몇 개 적었다가 지웠고, 결국 그 상태를 그대로 글로 썼다.
오늘 노트북을 켜고 편집기를 열기 전에, 어제 그 메모장을 먼저 열었다.
어제 지운 메모가 남아 있었다
다 지운 줄 알았는데 남아 있었다.
정확히는, 지운 것도 있고 남아 있는 것도 있었다. 어제 적었던 줄 중에 두세 개가 그대로 있었다. 완전한 문장은 아니고, 단어 몇 개랑 물음표 하나 같은 것들이었다.
지운 기억은 있는데 전부 지운 건 아니었던 것 같다. 어제는 거기까지 신경 쓸 상태가 아니었다.
다시 읽어봤다
남아 있는 걸 읽었다.
어제 적었을 때는 주제 후보였다. 오늘 다시 보니까 그냥 메모였다. 뭘 쓰려고 했는지는 알겠는데, 이걸로 글이 되겠다는 느낌은 어제처럼 없었다.
한 줄은 너무 짧아서 무슨 뜻인지 나도 잘 모르겠었다. 어제 적을 때는 알았을 텐데 하루 지나니까 맥락이 없어졌다.
몇 개를 다시 적었다
읽고 나서 아래쪽에 몇 줄을 더 적었다.
새로운 건 아니었다. 어제 적었던 것과 비슷한 방향이었다. 단어를 바꾸거나, 조금 다르게 적거나, 어제보다 길게 풀어보거나 그런 식이었다.
적다 보니까 줄이 늘었다. 어제는 적고 바로 지웠는데, 오늘은 지우지 않았다.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. 그냥 지우지 않았다.
메모장 위쪽에는 어제 남은 것들이 있고 아래쪽에는 오늘 적은 것들이 있었다.
어제랑 같은 걸 적고 있었다
적다가 멈췄다.
위쪽을 다시 보니까 오늘 아래에 적은 것들이 어제 적었던 것과 거의 비슷했다. 단어가 다르고 순서가 다른데 말하려는 건 같았다. 어제 지운 걸 오늘 다시 적은 거였다.
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다. 그냥 적었는데 같은 쪽으로 갔다.
지울까 생각했다. 어제도 비슷한 걸 적고 지웠으니까. 근데 오늘은 그냥 뒀다.
그중 하나로 글을 쓰고 있다
메모장을 옆에 두고 편집기를 열었다.
메모 중에 뭘 골랐는지는 잘 모르겠다. 하나를 정해서 시작한 것 같기도 하고, 그냥 쓰다 보니까 메모 중 하나와 비슷해진 것 같기도 하다.
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메모에서 나온 건지, 메모와 상관없이 나온 건지도 정확하지 않다. 메모장은 아직 열려 있다. 편집기 옆에 작게 떠 있다.
내일은 또 모르겠다
글을 다 쓰고 나면 메모장을 닫을 것 같다.
내일도 메모장을 먼저 열지, 편집기를 먼저 열지 모르겠다. 오늘 남겨둔 메모가 내일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.
어제 남은 메모가 오늘 도움이 됐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.
33일째 글을 쓰고 있다. 매일 올리는 건 같은데 시작하는 방법은 매번 다르다.
어제는 가만히 있다가 썼고 오늘은 메모를 보다가 썼다.
내일은 또 모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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