글을 쓰려고 앉으면, 가장 먼저 하는 건 제목을 쓰는 것이다.
정확히는, 제목 비슷한 걸 하나 적는다. 완성된 제목은 아니다. 방향 정도. “오늘은 이 얘기를 쓸 것 같다”는 감각을 한 줄로 옮기는 것에 가깝다.
그 다음에 본문으로 내려간다. 그리고 그냥 쓴다.
구조를 먼저 잡지 않는다
개요라는 걸 따로 만들지 않는다. 소제목을 미리 나열하거나, 흐름을 설계하거나, 순서를 정해놓고 쓰는 방식이 아니다.
그냥 첫 문장을 쓰고, 그 다음 문장을 쓴다.
쓰다 보면 문단이 하나 생기고, 그 문단이 끝나면 다음 문단이 시작된다. 그게 반복되면서 글이 길어진다. 중간에 소제목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그때 넣는다. 처음부터 정해두는 게 아니라, 글이 어느 정도 쌓인 뒤에 끊어주는 식이다.
쓰다가 방향이 바뀌는 경우
자주 있다.
처음에 “오늘은 이걸 쓰자”라고 생각한 방향이 있는데, 두세 문단을 쓰고 나면 다른 쪽이 더 많아져 있을 때가 있다. 그러면 처음 쓴 부분을 지우거나, 아래로 밀거나, 순서를 바꾼다.
어제도 그랬다. 처음엔 다른 방향으로 시작했는데, 중간쯤에서 글의 무게가 옮겨간 걸 느끼고 위쪽을 고쳤다. 이런 일이 거의 매번 생긴다.
순서가 뒤바뀌는 일
마무리를 먼저 쓸 때가 있다.
본문을 쓰다가 마지막 문장이 먼저 떠오르면, 그걸 맨 아래에 적어두고 다시 중간으로 돌아가서 쓴다. 나중에 보면 그 마지막 문장이 그대로 남기도 하고, 바뀌기도 한다.
도입부도 마찬가지다. 첫 문장은 처음에 쓰지만, 발행 전에 보면 달라져 있는 경우가 많다. 글 전체를 쓴 뒤에야 처음이 어울리는지가 보인다.
10일 동안 이렇게 써왔다.
11일차. 오늘도 개요 없이 글을 썼다.